건강한이웃 과월호

마이클 무어(미국)의 다큐멘터리 영화 <시코, Sicko> 중에서
안 아플때 돈 내고, 아플때 돈 덜 내는
건강보험제도
기타 연주가 취미인 릭(Rick).
미국인 릭은 전기톱으로 나무를 자르다 왼쪽 손가락 두 개가 잘려 나갔다. 그 역시 많은 이웃들처럼 보험에 가입할 형편이 못 됐다. 완전한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는 직장을 구하기 어렵거니와, 개인적으로 가족의료보험에 가입하려면 한 해 1,000만원을 쉽게 넘어서는 고액의 보험료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응급실로 실려 간 그에게 병원은 '협상안'을 내놓는다. 완전히 잘린 중지를 붙이는 데만 6만달러(6,000만원)이지만, 중지 접합수술을 받으면 약지는 ‘할인가’를 적용해 12,000달러(1,200만원)에 해주겠다는 이야기였다. 고민하던 릭은 약지 하나만 12,000달러에 붙여달라고 부탁한다. ‘값비싼’ 나머지 손가락은 수거함에 담겨 오리건의 쓰레기 매립지에 버려진다.
만약 릭이 우리나라 사람이었다면?
만약 우리나라에도 건강보험이 없었다면?
병원에 갈 일은 없는데, 보험료가 많아 너무 아깝습니다. 아플때 치료받으면 되지, 꼭 건강보험이 필요한가요?
사실 안정된 직장이 있고, 건전한 생활을 하면 질병이 생기는 확률은 줄어듭니다. 그런데 이 시기에 건강보험료는 제일 많이 내게 됩니다. 그래서 병원에는 가지도 않는데 건강보험료만 많이 내는 것 같아 억울한 마음이 드는 것도 한편으로는 당연합니다.
그러나 정작 질병은 65세 이후부터 생기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일단 병에 걸려서 수술이라도 하게 되면 건강할 때 병원 한 번 가지 않고 계속 넣기만 했던 건강보험료를 한 번에 다 써 버릴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30세부터 60세까지 월 평균 10만원씩 30년 동안 건강보험료를 냈다고 치면 순수 불입액이 3600만원이 됩니다. 그러다 65세에 큰 수술이라도 받게 되면 이 비용을 한 번에 다 써버릴 수도 있는 것입니다.
한국인 평균 수명이 남자는 74.4세, 여자는 81.8세라고 합니다.(2007세계인구현황보고서, 유엔인구기금) 그러나 평균 수명보다 더 중요한 것이 건강 수명입니다. 건강보험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다음 그림을 보면 일본사람은 80살까지 살면서 74살까지는 건강하게 살다가 말년의 6년을 질병을 앓는데, 우리나라 사람은 평균적으로 65살까지 건강하게 살다가 말년의 13년간을 질병에 시달리다가 사망하는 것으로 나옵니다. 그러니 이 시기가 노후 자금이나 건강보험이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시기입니다
■ 평균수명 □건강수명 2005년 WHO자료
한국 78세 ■■■■■■■■■■
65세 □□□□□□
미국 77세 ■■■■■■■■■
70세 □□□□□□□
일본 80세 ■■■■■■■■■■■
74세 □□□□□□□□
이렇듯 건강보험은 언젠가 닥칠 위험을 대비하는 것에 뜻이 있는 것이고, 나아가 공적 부조의 개념으로 내가 낸 보험료로 다른 아픈 사람이 혜택을 받는 제도입니다. 즉 국민들이 최대 수준의 의료서비스는 안되더라도 최저 수준의 건강보장이라도 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건강보험 : 나라에서 운영하는 보험상품. 법으로 강제되는 제도임.
민간보험 : AIG, 삼성 등의 보험회사와 자유롭게 계약, 가입, 지급됨.
고를 수 있는 다양한 민간의료보험이 있다면 좋지 않을까요?
민간의료보험이 있다면 없는 것보다 당연히 좋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나라의 경우처럼 건강보험(강제 지정)이 있는 상태에서 이에 대한 본인부담금을 내어 주는 실비보장보험이나, 특정 암 진단시 일정금액을 주는 암 보험 같은 것은 없는 것보다는 훨씬 많은 도움이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런 보험들도 우리나라 건강보험이 없는 상태라면 과연 지금의 보험료 수준으로 보험이 되지 않는 의료비를 보험회사에서 100% 부담해 줄까요? 또 암 보험에 들어 있더라도 계약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암에 대해서는 한 푼도 받을 수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처럼 국가에서 제공하는 건강보험이 없고 전적으로 개인의 사적 보험에만 의존하고 있는 대표적인 나라가 미국입니다. 그래서 전 국민 3억 중 2억5천만 명은 사보험(민간의료보험)에 가입되어 있으나 연 1만 달러 정도의 부담(학생도 연 수천 달러)을 견딜 수 없는 5천만 명은 아무런 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은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심화되는 미국 사회의 양극화와 보험가격 상승 때문에 무보험자 숫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응급시 정부가 극빈자 무보험자들의 의료비를 대신 지불하도록 하는 구제제도가 정착화 돼 있긴 하지만, 정부도 막대한 지출손실을 막기 위해 점차 의료보험 가입을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간단한 내과 검진이나 치과 치료에 수백 달러, 911응급차 탑승에 최소 1천 달러, 산모 제왕절개 수술비 1만 달러, 하루 입원비 평균 1천 달러 등. 미국에서 의료비 청구서를 받아본 사람이라면 모두 입이 쩍 벌어지는 경험을 한 바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보험에 가입되어 있다고 해서 만사가 해결되는 것도 아닙니다. 남편은 잘 나가던 기술자였고 부인은 신문사 편집국장이었는데, 남편은 뇌졸중에 걸리고 얼마 후 아내마저 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이들은 직장에서 제공하는 의료보험의 혜택을 받고 있었지만, 보험 가입자도 내야 하는 ‘공동부담액(copayment)’을 장기간 지불하고 난 후 결국 가산을 탕진했고, 집까지 팔고 이사를 가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그럼 미국에서 건강보험에 가입하려면 어떤 것을 주의해야 할까요? 우리나라에서 자동차보험료 비교사이트가 인기 있듯이 미국에는 건강보험료 비교 상담사이트가 많습니다. 그래도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어려워 임시로 사회복지사를 고용하기도 합니다. 현재 미국은 과다한 행정비용과 복잡한 절차로 또 많은 비판을 받고 있는데 의료비의 30%가 행정비용으로 쓰이고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외국의 건강보험제도는?
영국은 국영의료서비스(NHS, National Health Service) 제도를 실시하고 있는 국가로, 국민이 낸 세금이 주된 재원입니다. 영국은 병 의원에서 개인이 부담하는 의료비 본인부담금은 거의 없습니다. 의원은 무료고, 병원은 고급 병상을 이용할 때에만 본인부담이 있는 정도입니다. 대신 의약품, 치과, 안과 진료 시에는 본인부담금이 있는데, 이는 영국의 1948년 NHS가 시작될 때부터 시행되었던 것으로 의약품에 대한 본인부담은 조제 건당 약 6파운드(한화 약 1만1000원)으로 높은 수준이지만 16세 미만의 어린이, 노인, 저소득층, 주요 만성 질환자에 대해서는 본인부담이 면제입니다.
독일은 많은 공적의료보험조합(질병금고)으로 이루어진 사회보험제도가 주입니다. 고소득계층에 대해서는 민간의료보험의 가입을 허용하고 있는 국가로, 개인이 내는 보험료가 주된 재원입니다. 공적의료보험 가입자의 외래 치료비 본인부담금은 분기당 10유로(한화 약 1만3000원)인데, 2004년 이전에는 완전 무료였다가, 2004년부터 의료비 지출 억제를 위한 개혁의 방안으로 본인부담이 생겼습니다.
병원 입원 치료비는 입원 1일당 10유로만 부담하면 됩니다. 게다가, 공적의료보험 가입자 중에서 연간 총가구소득의 2% 이상 또는 중증질환으로 연간 총가구소득의 1% 이상을 의료비로 지출하는 경우에는 본인부담이 면제입니다. 본인부담 면제 외에 의료비 본인부담 지출이 연간 600유로(약 78만원) 이상이거나 정해진 연간 가구소득의 일정 비율을 초과했을 시에는 세금을 경감 받습니다.
스웨덴은 지방의회를 중심으로 한 지방분권 형의 국영의료서비스 제도를 실시하고 있는 국가로 영국과 마찬가지로 조세가 주된 재원입니다. 특히, 스웨덴은 매우 강력한 본인부담 상한제(환자가 내는 총 치료비의 상한선이 정해져 있는 제도)를 적용하는 국가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1년 동안 환자가 부담하는 총 의료비의 상한선은 지역별로 약간 차이는 있는데, 외래 치료비는 연간 100-170크로나(한화로 약 1만4000-2만1500원), 병원 전문의와 상담을 할 때에는 연간 200-300크로나를 넘지 않습니다. 병원의 입원 치료비는 일반적으로 하루 80크로나(한화 약 1만1500원)만 내면 됩니다. 물론 가정 형편이 어려운 연금 생활자나 저소득층은 별도로 본인부담을 경감 받으며 20세 미만의 아동, 청소년은 지역에 따라 본인부담이 완전히 없거나 매우 적습니다.
치과서비스도 20세 미만의 어린이와 청소년은 완전 무료인데 환자가 부담하는 약제비 본인부담의 연간 상한 금액은 1800크로나(한화 약 25만7000원)입니다. 이렇듯 스웨덴의 강력한 본인부담 상한제 때문에 스웨덴 국민들의 민간의료보험 가입율은 2.3%에 불과하여 유럽에서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그러나 이들 나라들도 모두 인구 고령화로 인한 의료비상승을 감당하기 어려워 우리나라가 전국민건강보험을 실시한 1989년경부터 건강보험에 대한 개혁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우리나라가 건강보험을 도입할 당시 가장 많은 참고를 한 나라인 만큼 우리나라와 비슷한 구조와 문제점을 갖고 있습니다. 일본의 일부 경제학자는 일본 건강보험에 대한 국고보조금이 일본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말할 정도로 건강보험 재정적자는 국가적인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1997년부터 단계적으로 본인부담금을 올리고, 진료수가체계를 행위별수가제에서 포괄수가제로 바꾸고, 병원의 자율성을 강화하면서 총액계약제를 실시한다는 목표를 정하고 있습니다.
행위별수가제 (Free for Service)
진료에 소요되는 약제 또는 진료비를 별도로 산정하고,의료인이 제공한 진료행위 하나하나 마다 일정한 값을 정하여 의료비를 지급하는 제도로 현재 우리나라의 지불 방식.
포괄수가제(DRG, Dianosis Related Group)
환자가 어떤 질병의 진료를 위하여 입원 했었는가에 따라 질병군(또는 환자군)별로 미리 책정된 일정액의 진료비를 지급하는 제도.
총액계약제
총액계약제는 의료보험조직(국민건강보험공단)이 의사단체와 총액으로 계약을 맺는 것으로써 계약액수 범위 내에서 조합원의 의료비와 약제비를 지불하는 것입니다.
MSA(중(重)증 진료)------------------------------------본인저축
사회보험(일상적인 질환 또는 일부 경, 중(中) 의료-------노사갹출의 보험료
공공보건(예방, 건강교육, 접종, 1차 의료 등)------------일반재정
단 장기진료(노인의료와 개호서비스)는 사회보험(노사갹출+국고지원)으로 커버함
바람직한 보건의료 재원조달방식의 한 예
여러 가지 어려움 속에서도 싱가포르의 건강보험 개혁이 가장 성공적으로 정착했기 때문에 싱가포르의 사례를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싱가포르는 1965년 영국 식민지배에서 독립했기 때문에 영국과 같은 건강보험제도로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나 1970년대 들어 의료비가 급속하게 증가하기 시작하자 1980년대 초부터 대안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1984년부터 실시한 것이 MSA(Medisave, 개인저축제도)입니다.
가벼운 질병으로 병원에 가거나 일반적인 입원 등에는 자영업자를 비롯한 모든 근로자가 가입되어 있는 의료저축계정인 MSA로 본인부담금을 해결합니다. 그러나 비용이 많이 드는 만성병이나 중증환자 진료비 해결을 위해서 따로 Medishild라는 제도를 만들고 정부에서는 반강제적으로 모든 국민에게 가입을 권유하고 있습니다.(88%의 MSA가입자가 참여하고 있음) 이 두 가지 제도 중 어느 한 가지도 가입할 능력이 없는 저소득층을 위한 Medifund는 정부가 출자하여 기금을 만들고 이자수입으로 진료비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MSA라는 개인저축에 진료비를 의존하고 있으니까 국민들은 스스로 평소 건강유지에 힘쓰게 되고, 국가에서는 국민들에게 추가비용 부담 없이 예방의료서비스, 보건교육 및 상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런 제도에 힘입어 국민들은 병원을 경제적으로 이용하고, 국가 전체적으로는 의료비용과 비효율성은 낮추고 과다진료를 최소한으로 만드는 보건의료제도를 만들어 낸 것입니다.
20년이 되어가는 우리나라 건강보험제도는 잘하고 있을까요?
제대로 평가하려면 여러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건강과 관련한 질문에 대해 우리 스스로 자답해 봅시다.
첫째 우리나라 국민들이 이전에 비해 더 건강한 생활을 하고 있는가?
둘째 건강을 유지, 관리하는데 도움이 되는 바른 식생활과 생활습관이 정착되어 가고 있는가?
셋째 보건의료서비스가 비용대비 효과적으로 이용되고 있는가?
넷째 사후치료보다 비용효과적인 예방의료, 건강교육, 건강진단 등이 제공되고 있는가?
위 질문에 대한 답을 하자면 비록 평균수명이 늘어나고 있고, 영유아 사망률이 지속적으로 감소되고 있기는 하지만 대체로 부정적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미국식의 민간의료보험(의료민영화)으로 갈수는 없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문제점은 어떤 것일까요?
2007년도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보건통계를 살펴보겠습니다.
영국 독일 스웨덴 한국
GDP대비 국민의료비(%) 8.3 10.7 9.1 6.0
국민의료비 중 공공지출(%) 87.1 76.9 84.6 53.0
국민의료비 중 가계지출(%) 2.7(’95) 13.1 2.8(’03) 37.7
국민 1인당 외래진료횟수 5.1 7.0(’04) 2.8 11.8
입원환자 1인당 평균 입원일수 7.0 10.2 6.1 13.5
먼저 국민 총생산 대비 국민들의 의료비 지출은 독일이 10.7%, 스웨덴 9.1%, 영국 8.3%에 비해 우리나라는 6%로 낮은 편이라서 국민들의 의료비 수준을 선진국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그러나 국민의료비 증가 속도는 OECD 국가들 중에서도 최상위 그룹이라 곧 따라잡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내역을 이렇게 단순 비교할 수만은 없습니다. 왜냐하면 국민소득의 절대 규모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국민소득이 증가함에 따라 의료비도 폭발적으로 증가하는데, 우리나라는 이들 국가 국민소득의 절반 수준밖에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국민의료비가 국민들이 부담하는 본인부담금(가계지출)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근본적인 건강불평등을 해결하기 위한 질병예방과 일차의료서비스를 강화하고, 병원서비스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투자를 하는 등 공공 부문에 대한 지출이 많아져도 국민의료비는 올라갑니다. 국민의료비가 증가하더라도 중요하지만 간과되어 왔던 부분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국민들이 만족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것이 가치가 있는 일일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국민의료비 중 공공지출의 비율은 다른 세 국가에 비해 가장 낮고, 반면에 가계지출 비율은 가장 높습니다. 또 주목할 만한 점은 다른 세 국가에서는 본인 부담이 이처럼 낮은데도 의료이용량(외래진료와 입원일수)은 우리나라에 비해 훨씬 적다는 것입니다.
그럼 우리나라 건강보험제도의 문제점은 무엇일까요? 위 자료에서 보듯이 근본적으로 국민 건강을 적은 비용으로 관리할 수 있는 예방과 국민보건교육에 대한 투자보다는 국민의료비 과다 지출로 인한 적자를 메꾸기에 급급한 현실입니다.
우리나라 건강보험의 만성적인 재정적자와 의료의 질 개선을 위한 대안으로 의료민영화(민간보험)와 건강보험 당연지정제를 없애거나 예외규정을 두자는 의견이 있습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모든 병원이 강제로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계약(당연지정제)을 하고 정해진 진료비를 공단에 청구하여 받고 있습니다.(행위별 수가제-후불제) 그리고 국민들은 소득에 따라 보험료를 내고 필요에 따라(아플 때) 쓰게 됩니다. 소득 상위 5%가 내는 보험료가 전체 재정의 30%를 차지하므로 소득재분배효과까지 있는 셈입니다.
만약 당연지정제에 예외규정이 생긴다면 병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강제로 계약을 하지 않아도 되고 보험회사(AIG, 삼성 등)와 계약을 하게 될 거고, 그럼 그 병원은 그 보험에 가입한 환자에게만 보험처리가 될 것입니다. 그럼 이런 민간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사람들은 건강보험(공단)과 계약되어 있는 병원에서만 진료가 가능합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민간보험에 가입한 사람들이 건강보험에서 탈퇴하여 건강보험료를 내지 않게 되니까 건강보험 재정은 더 줄어들게 되고, 그 공백만큼 보험료를 올리면, 나도 그냥 민간보험으로 갈아 타겠다고 하여 건강보험에서 탈퇴하는 사람이 더 늘어날 것입니다. 그러면 건강보험은 많은 보험료를 내고도 혜택은 더 줄어드는 악순환이 되고 마는 그야말로 유명무실한 상태가 되고 말 것입니다.
지금 미국의 제도가 바로 이런 형태입니다. 그래서 의료산업의 발달(의료보험업체나 제약회사가 미국 최대의 로비그룹으로 행사하고 있고, 10대 제약회사의 매출규모가 포츈선정 500대 기업의 매출을 전부 합친 것보다 많음)은 가져왔으나 미국의 의료부문 지출비율은 GDP당 다른 선진국의 2배에 달하고, 미국 국민 한 사람이 연간 평균 5천8백 달러의 의료비를 지출한다고 합니다.이러다 보니 미국 국민의 1/6이 건강보험이 없는 무보험자이고, 선거 때마다 국민건강을 위한 건강보험제도가 도마에 오르지만 쉽지 않은 듯합니다.
당연지정제 : 모든 의료기관은 건강보험(국민건강보험공단)과만 계약해야 한다는 법. 강제임.
아픈 사람은 누구나 치료 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강제 보험 중 하나로 자동차보험과 건강보험을 비교해 봅시다. 자동차 보험은 사고를 겪어보면 그동안의 보험료가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건강보험은 큰 병이라도 나게 되면 감당하기가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자동차보험은 아무리 작은 사고라 하더라도 한 번이라도 사고가 나면 건당으로 보험료가 올라갑니다. 하지만 건강보험은 365일 병원에 다녀도 보험료가 올라가지 않습니다. 단지 수입에 따라 보험료가 정해질 뿐입니다.
누구라도 적은 돈으로 많은 혜택을 볼 수 있는 것을 좋아하겠지요. 그러나 한정된 자원을 갈라 써야 할 상황이라면 가벼운 질환에 대한 부담은 좀 높이더라도 돈이 많이 드는 중질환에 대한 혜택이 늘어나는 것이 훨씬 힘이 될 것입니다.
참고 : <의료보험제도의 개혁방안> 권순원/집문당/2003





